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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의 오답노트/삼국지

가슴 먹먹해지는 애틋함, 제갈량 출사표

by ボス 2021. 3. 4.

가슴 절절한 제갈량의 출사표.

227년, 제갈량은 위나라를 치기 위한 북벌의 준비를 마치고, 출정하기에 앞서 촉나라 황제 유선에게 표문을 올리니, 이것이 중국의 3대 명문 중 하나인 출사표입니다. 제갈량은 나라를 위한 걱정만으로 유비의 뜻을 잊지 않고 줄곧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날을 회상하며 지금 실행에 옮길 때임을 겸손한 자세로 절절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 원문이 그대로 실릴 정도로, 나관중의 필력으로도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고, 그대로 감동을 전하기에도 충분하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중국의 교과서에도 반드시 실려있는 출사표는, 한국에서도 <출사표를 던지다>라는 표현으로 자주 쓰이는데, 큰 일을 앞두고 포부나 야망을 드러낼 때 주로 사용하죠.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개인적으로는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결의에 찬 모습보다는, 비장함에서 나오는 애틋함이 더 느껴지네요. 유선에게 유비를 비춰보며 뜻을 전하고, 어린 황제에게 무거운 자리를 홀로 맡겨 미안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화목한 가정에는 효자가 없고 화평한 국가에는 충신이 없다. <도덕경>

난세가 낳은 최고의 문장.
가정에 불화가 생기니 효자가 만들어졌고 국가가 혼란스러워 비로소 충신이 만들어졌으니,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대를 뛰어넘은 감동을 주는 출사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마의:최후의승자-제갈량-출사표

 

신 량이 아뢰옵니다.

 

선제께옵서는 창업하신 뜻의 반도 이루기 전에 붕어하시고, 이제 천하는 셋으로 나뉘어 익주가 매우 피폐하오니, 실로 존망이 걸린 위급한 때이옵니다. 하오나 폐하를 모시는 대소 신료들이 안에서 나태하지 아니하고 충성스러운 무사들이 밖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음은, 선제께옵서 특별히 대우해주시던 황은을 잊지 않고 오로지 폐하께 보답코자 하는 마음 때문이옵니다. 폐하께서는 마땅히 그들의 충언에 귀를 크게 여시어 선제의 유덕을 빛내시오며, 충의 지사들의 의기를 드넓게 일으켜 주시옵소서. 스스로 덕이 박하고 재주가 부족하다 여기셔서 그릇된 비유를 들어 대의를 잃으셔서는 아니 되오며, 충성스레 간하는 길을 막지 마시옵소서.

 

 

또한 궁중과 부중은 한 몸이오니, 잘한 일에 상을 주고 잘못된 일에 벌을 줌에 다름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만일 간악한 짓을 범하여 죄 지은 자와 충성스럽고 선한 자가 있거든, 마땅히 각 부서에 맡겨 상벌을 의논하시어 폐하의 공평함과 명명백백한 다스림을 더욱 빛나게 하시고, 사사로움에 치우치셔서 안팎으로 법을 달리하는 일이 없게 하시옵소서.

 

 

시중 곽유지와 비의, 시랑 동윤 등은 모두 선량하고 진실하오며 뜻과 생각이 고르고 순박하여 선제께서 발탁하시어 폐하께 남기셨사오니, 아둔한 신이 생각하건대 궁중의 크고 작은 일은 모두 그들에게 물어보신 이후에 시행하시면 필히 허술한 곳을 보완하는 데 크게 이로울 것이옵니다. 장군 상총은 성품과 행실이 맑고 치우침이 없으며 군사에 밝은지라 지난날 선황제께서 상총을 시험 삼아 쓰신 뒤 유능하다 말씀하시었고, 그리하여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그를 도독으로 천거했사오니 아둔한 신의 생각으로는 군중의 대소사는 상총에게 물어 결정하시면 반드시 군사들 사이에서 화목할 것이오며, 유능한 자와 무능한 자 모두 적재적소에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다할 것이옵니다.

 

 

전한 황조가 흥한 것은 현명한 신하를 가까이하고 탐관오리와 소인배를 멀리했기 때문이오며, 후한 황조가 무너진 것은 탐관오리와 소인배를 가까이하고 현명한 신하를 멀리한 때문이옵니다. 선제께옵서는 생전에 신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일찍이 환제, 영제 때의 일에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하셨사옵니다. 시중과 상서, 장사와 참군 등은 모두 곧고 밝은 자들로 죽기로써 국가에 대한 절개를 지킬 신하들이니, 원컨대 폐하께서는 이들을 가까이 두시고 믿으시옵소서. 그리하시면 머지않아 한실은 다시 융성할 것이옵니다.

 

 

신은 본래 하찮은 평민으로 남양의 땅에서 논밭이나 갈면서 난세에 목숨을 붙이고자 하였을 뿐, 제후를 찾아 일신의 영달을 구할 생각은 없었사옵니다. 하오나 선제께옵서는 황공하옵게도 신을 미천하게 여기지 아니하시고 무려 세 번씩이나 몸을 낮추시어 몸소 초려를 찾아오셔서 신에게 당세의 일을 자문하시니, 신은 이에 감격하여 마침내 선제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그 뜻에 응하였사옵니다. 그 후 한실의 국운이 기울어 싸움에 패하는 어려움 가운데 소임을 맡아 동분서주하며 위난한 상황에서 명을 받들어 일을 행해온 지 어언 스물 하고도 한 해가 지났사옵니다.

 

 

선제께옵서는 신이 삼가고 신중한 것을 아시고 붕어하실 때 신에게 탁고의 대사를 맡기셨사옵니다. 신은 선제의 유지를 받은 이래 조석으로 근심하며 혹시나 그 부탁하신 바를 이루지 못하여 선제의 밝으신 뜻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려워하던 끝에, 지난 건흥 3년 5월에 노수를 건너 불모의 땅으로 깊이 들어갔사옵니다. 이제 남방은 평정되었고 인마와 병기와 갑옷 역시 넉넉하니, 마땅히 삼국이 북으로 나아가 중원을 평정시켜야 할 것이옵니다. 늙고 아둔하나마 있는 힘을 다해 간사하고 흉악한 무리를 제거하고, 한실을 다시 일으켜 옛 황도로 돌아가는 것만이 바로 선제 폐하께 보답하고 폐하께 충성드리는 신의 직분이옵니다. 손익을 헤아려 폐하께 충언 드릴 일은 이제 곽유지, 비의, 동윤 등의 몫이옵니다.

 

 

원컨대 폐하께옵서는 신에게 흉악무도한 역적을 토벌하고 한실을 부흥시킬 일을 명하시고, 만일 이루지 못하거든 신의 죄를 엄히 다스리시어 선제의 영전에 고하시옵소서. 또한 만약 덕을 흥하게 하는 말이 없으면 곽유지, 비의, 동윤의 허물을 책망하시어 그 태만함을 온 천하에 드러내시옵소서. 폐하께옵서도 마땅히 스스로 헤아리시어 옳고 바른 방도를 취하시고, 신하들의 바른말을 잘 살펴 들으시어 선제께옵서 남기신 뜻을 좇으시옵소서.

 

 

신이 받은 은혜에 감격을 이기지 못하옵나이다.
이제 멀리 떠나는 자리에서 표문을 올림에 눈물이 앞을 가려 무슨 말씀을 아뢰어야 할지 모르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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