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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의 오답노트/삼국지

읍참마속, 제갈공명의 실책

by ボス 2021. 2. 26.

읍참마속의 뜻과 유래.

읍참마속은 삼국지에서 유래가 되었는데, 제갈량이 마속에게도 예외 없이 법을 집행시켰다 하여 만들어진 고사성어입니다. 말 자체는 '울며 마속을 베다.'이지만, 법은 예외 없이 집행해야 하며 사사로운 감정을 넣어서는 안 된다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정치판에서도 꽤나 쓰이는 말인데, 딱히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다른 마음으로 남용하는 모습도 별로 보고 싶지 않네요. 차라리 '아끼는 학생을 징계하는 선생의 마음'이 더 잘 어울릴까요.

 

어쨌든 마속이라는 인물에 대한 일화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에 연관 지어 기억해볼 수 있는 말들도 꽤 있는데, 그럼 읍참마속은 왜 저런 뜻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유래는 제갈량의 1차 북벌.
촉나라의 제갈량은 오랜 숙원을 이루기 위해 228년, 출사표를 올리고 드디어 군사를 일으켜 위나라 정벌에 나서게 됩니다.
군사를 한 번 일으킬 때마다 나라가 휘청거릴 만큼 국력이 약했던 촉나라로서는 전쟁을 치를 때마다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모든 전투가 중요하지만 제갈량이 마속에게 맡긴 '가정'에서의 전투는 제갈량의 위나라 정벌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그 임무를 마속이 아니라 위연이나 오의와 같은 촉나라의 최고급 장수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갈량이 가장 아끼는 애제자인 마속은 자신 있게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하고, 평소 마속의 능력을 크게 신뢰하고 있던 제갈량은 마속에게 임무를 맡깁니다.

임무를 받고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자신이 있었던 만큼, 자신이 생각했던 전술을 펼치는데요. 이것은 제갈량의 말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동이었습니다.
제갈량은 이렇게 될 것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는지 최고의 실무경력자인 왕평을 같이 보냈었는데, 마속은 왕평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듣지 않고 독단으로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 결과 전투는 대패하게 되고, 결국 제갈량의 꿈은 시작부터 물거품이 돼버렸습니다. 마속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가장 큰 일을 스스로 떠맡았음에도 명령을 고의로 어기는 일을 한 것입니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 돌아와서 제갈량은 마속에게 죄를 묻습니다.
하지만 장완은 천하가 아직 평정되지 못했는데 지모가 있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했는데,
이에 제갈량은 과거에 법을 엄하게 집행했던 사람과 사례를 들며,

 

"손무가 천하를 제압하여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법을 엄하게 집행했기 때문입니다. 양간이 법을 어지럽히자 위강이 그의 하인을 죽였습니다. 지금 천하가 분열되어 있고 북벌이 이제 시작되었는데, 만약 법과 규율을 폐지한다면 무엇으로 적을 토벌하겠습니까?"

라고 말하고 아무리 우수한 사람이더라도 법을 무시하고 책임을 덮을 수는 없다라며, 결국 형제처럼 지내고 자식처럼 아꼈던 마속을  울면서 처형시킵니다.

 

泣:울 읍
斬:벨 참
馬:말 마
謖:일어날 속

(제갈량이) 울며 마속을 베다. 즉, 공정하게 법을 적용하기 위해 사사로운 감정을 포기하다.

 

 

 

제갈량이 마속을 얼마나 아꼈을까?

마속이 제갈량의 총애를 받았던 것은 다름 아닌 원래부터 재주가 뛰어난 인물이었습니다.

이름 자(字)에 모두 상(常)이 들어가는 다섯 형제는 진작에 재주가 뛰어나기로 동네에서부터 유명해서, 마가오상이라고 불렸는데요.

 

馬:말 마
家:집 가
五:다섯 오
常:항상 상
:마 씨 집안 다섯 형제. 즉, 형제 모두 재주가 뛰어나다.

 

그리고 이 다섯 형제 중 '눈썹이 하얀 마량'이 그중에서 최고라고 해서 백미라는 말이 나왔어요. 백미라는 말은 실생활에서도 최고를 가리킬 때 흔하게 쓰이는 단어죠.

 

白:흰 백
眉:눈썹 미
:흰 눈썹. 즉, 여럿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것.

 

마속은 처음부터 재능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보니, 제갈량은 마속을 알게 된 이후로 밤낮으로 옆에 끼고 살 정도로 아꼈다해요. 특히 병법에 뛰어났기 때문에, 참모로 삼았죠. 게다가 바쁜 일과 중에서 사사로이 대화하는 것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났던 유비는 마속을 좋게 보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유비는 죽을 때, 마속을 너무 아끼고 감싸는 제갈량에게 당부하는 유언을 남깁니다. 임종 직전의 황제가 특정 인물을 콕 집어서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큰 의미가 있겠죠.

 

"마속은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앞서서 크게 쓸 인물이 아니니, 그대가 깊이 살피시오."

言:말씀 언
過:지나칠 과
其:그 기
實:열매 실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

 

 

하지만 이후 마속은 유비가 틀렸다고 느껴질 만큼 구구절절 옳은 말을 합니다.

남중은 멀고 험한 지형을 믿고서 복종하지 않은지 오래되어, 오늘 격파하더라도 내일 다시 반역할 것입니다.
지금 공께서 바야흐로 온 나라의 힘을 기울여 북벌을 하느라 강적을 맡고 계시니, 저들은 관리들이 안으로 텅 빌 것을 알고서, 그 반역함이 또한 신속할 것입니다.
만약 저 무리들을 다 없애 후환을 없애고자 한다면, 그것은 어진 자의 마음이 아니며, 또한 빠르게 할 수도 없습니다.
무릇 용병의 도에는 마음을 공격하는 것을 상책으로 삼고 성을 공격하는 것을 하책으로 삼으며, 마음으로 싸우는 것을 상책으로 치고 병사로 싸우는 것을 하책으로 여기니, 원컨대 공께서는 저들의 마음을 복종시키십시오.

제갈량은 이 계책을 받아들이고, 맹획을 사로잡고 놓아주기를 7번 반복. 그 후 제갈량이 죽을 때까지 다시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상대방을 마음대로 다룬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칠종칠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유비가 실속은 없고 요란하기만 한 빈 깡통이라고 말했지만, 제갈량은 이러한 계책을 낼 수 있는 마속에게 점점 더 빠져들어, 점차 그 말을 잊어가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같은 의미와 평가

읍참마속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말도 있습니다. 일벌백계와 신상필벌이 그것인데요.

 

一:한 일
罰:벌줄 벌
百:일백 백
界:경계할 계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을 경계한다. 즉, 하나의 죄를 다스려 여러 사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信:믿을 신
賞:상줄 상
必:반드시 필
罰:벌줄 벌

:상을 줄 만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벌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

 

 

 

습착치는 읍참마속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갈량이 위나라를 정복하지 못한 것이 어찌 당연하지 않겠는가!
촉나라는 궁벽한 한 귀퉁이의 나라로 인재가 위나라보다 적은데, 그 준걸을 죽이고 물러서서 어리석은 자를 거두어 쓰니, 명법을 인재보다 중히 여겼던 것이다.
천하의 재상으로 큰 공을 세우려 하면서, 재능을 헤아려 임무를 제한하지 않고, 그 그릇에 따라 일을 맡기지 않았다.
만약 사람을 알아보는 일에 허물이 있었다면 주군의 가르침을 위배한 것이고, 능력을 헤아림에 실수가 있었다면 유익한 인재를 죽인 꼴이다. 이를 두고 보면 제갈량을 지혜로운 자라 말하기 어렵다.

마가오상의 막내, 백미의 동생 언과기실 마속이 제갈량의 신상필벌을 위한 일벌백계읍참마속 당하다.

 

읍참마속의 가정 전투, 제갈량과 마속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읍참마속은 제갈량과 마속, 누구의 잘못일까

 

삼국지 인물 실제 일대기, 실패한 등산가 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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